대한민국이 보유했던 전술 핵무기의 정체
핵무기는 사용 목적과 위력, 사거리 등에 따라 '전략핵무기'와 '전술핵무기'로 구분된다. 다만 이 기준이 불명확한 측면이 있어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감축 협상 과정에서 전략핵에 포함되지 않는 핵무기를 '전술핵'으로 지칭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전략핵무기는 핵폭발 위력이 수백kt(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에 달하며,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폭격기」 등에 탑재된다.
반면, 전술핵무기는 소형 핵무기를 말하며 폭발 위력은 보통 20kt 이하다. 국지전 등에서 전술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야포나 단거리 미사일에 장착하거나 사람이 매고 다니다가 특정지역에서 폭발시키는 「핵배낭, 핵지뢰, 핵기뢰」 등이 있다.
1950년대 美육군이 8인치 포로 전술핵무기 실험을 하는 모습
미국의 대표적 핵폭탄인 B61. 한국에도 배치됐던 전술핵무기로 1991년 철수됐다.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떨어진 것과 비슷한 위력으로 32㎞ 떨어진 곳까지 날려보낼 수 있었다.
1963년부터 한반도에 배치된 전술핵무기
냉전시기 미국은 안보 전략에 중시되는 세계 각 지역의 군함 또는 공군기지에 전술핵을 배치했었다. 이 같은 전술핵 해외 배치는 미국의 동맹국이나 우방국이 핵 공격을 비롯한 군사적 공격 또는 이에 준하는 위협을 받게 될 경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방안 중의 하나로 진행됐다.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는 1958년부터 시작됐다. 「핵 지뢰, 지대지·순항 미사일, 곡사포」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 1970년 초반까지 한국에 배치된 핵탄두는 총 950여기로 알려져 있으며, 한반도에 가장 많은 핵탄두가 존재했던 시기였다.
이후 한국에 배치된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1970년대 중반 들어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1976년 540여기에 달하던 핵무기는 1985년 150여기로 감소했다.
그리고 1991년, 냉전의 종식과 함께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전면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냉전 해체 후 미국과 러시아가 핵 군축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91년 9월 27일, 부시 미 대통령은 해외에 배치된 전술핵을 파기 및 감축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한국은 이에 맞춰 1991년 11월 18일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서 핵연료 재처리 및 핵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핵무기를 제조, 보유, 저장,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이 선언에서 한국은 "핵무기와 대량 살상 무기가 없는 평화적인 세계를 지향하며 이의 제거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문 북측과 교환
이후 미국은 현재까지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유지해 왔으며,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핵 없는 세계' 구상을 토대로 전 세계의 비핵화 정책을 강력히 추진했었다. 그러나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터키」 등 유럽 국가에는 아직도 150에서 200여기의 전술핵이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