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현대사를 뒤바꾼 미국과 러시아의 대표 무기

여기 두 개의 총이 있다. 냉전 시절 이 총들은 '자유 진영'과 '공산 진영'의 군사력을 상징하는 존재로서 세계 각지의 분쟁에 모습을 드러냈고, 지금도 전 세계 정부군과 반군의 주력 무기로 계속 쓰이고 있다. 이 총들은 바로 미국제 'M-16'과 러시아제 'AK-47'이다.



냉전이 한창이던 1963년, 미군이 처음 도입한 M-16은 강화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무게는 3㎏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반면 최대 발사속도는 분당 700∼800발에 달하면서도 정확도가 높아 획기적인 신무기로 평가받았다. 이에 미 육군은 M-16을 개량한 'M-16A1'을 도입, 베트남전쟁에 투입했는데, 탄약 소비가 지나치게 많았다는 지적을 반영해서 1982년부터는 'M-16A2'를 도입했다.



M-16A2는 총기 발사 방식에서 자동 기능이 사라지고 3발씩 발사할 수 있는 3점사 기능이 채택됐다.


이로 인해 탄약 낭비는 막았지만 돌발 상황 발생 시 화력 부족 논란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안전·반자동·자동 방식의 'M-16A3'가 만들어졌고, 이후 M-16의 상징인 '운반 손잡이'가 제거되고 '피카티니 레일'이 결합된 'M-16A4'가 등장했으며, 2010년부터는 M-16의 길이를 대폭 줄여 휴대성을 높인 'M-4' 소총이 미군의 주력 소총으로 쓰이고 있다.


M-16A4


M-4


M-16은 미국의 동맹국들에게도 널리 퍼졌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이스라엘 등 우방국에 M-16A1을 제공하거나 자체 생산을 허락했다. 우리 군도 베트남 파병을 통해 약 3만 정의 M-16A1을 미국에서 제공받았고, 1974~1985년까지 60만 정을 국내에서 생산해 실전 배치했다.


현재는 M-16A1을 개량한 국산 K-2 소총이 일선에서 쓰이고 있으며, M-16A1은 후방부대나 예비군에서 사용된다.


대한민국의 주력 소총 K-2


M-16이 자유진영의 대표적 총기라면 1947년 개발된 'AK-47'은 공산진영과 테러조직을 상징하는 총기다.



러시아의 총기 개발자 '미하일 칼라시니코프'가 만든 AK-47은 정확도에서 M-16보다 낮았고, 무게도 4.3㎏으로 다소 무거웠다.



그러나 구조가 간단해 생산비용이 저렴하고 사용이 간편하며 신뢰성이 높아 북극권의 혹한부터 열대의 사막까지 지구 어디에서든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AK-47을 구성하는 가동 부품은 8개에 불과하다. 이렇게 구조가 간단하다 보니 생산 단가도 저렴하고 운용하기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에 러시아는 싸고 간편하며 튼튼한 AK-47을 공산주의 이념을 전파하고 미국을 견제하는 도구로 삼았다.


베트남전쟁 당시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은 러시아에서 제공받은 AK-47로 M-16A1으로 무장한 미군과 남베트남군을 공격했다. 중동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집트, 시리아 등 아랍 연합군은 AK-47로 무장한 채 사막에서 이스라엘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아프리카에서는 친미 성향 정부에 맞선 공산주의 반군들의 주력 소총으로 애용됐다.



동유럽 국가와 북한, 중국에서는 AK-47을 자체 생산했다. 북한은 '아카보총'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개량한 AK-47을 아프리카 등에 수출하거나 원조하기도 했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AK-47은 1억정에 달한다.



많은 양이 생산된 만큼 AK-47은 지금도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인다. 특히 알카에다와 탈레반, 이슬람 국가(IS)와 같은 이슬람 테러리스트들과 해적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정부 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후진국에서는 핵무기보다 훨씬 심한 재앙을 유발한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는 세계 총기 시장을 놓고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종류의 자동소총을 개발했지만 M-16과 AK-47의 명성을 뛰어넘은 총은 없었다.



국방예산 압박으로 세계 각국의 신형 소총의 개발이 주춤해진 상황에서 수십년 동안 그 성능을 입증한 M-16과 AK-47은 지금도 전 세계 정부군과 반군의 주력 무기로 계속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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