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관총의 표준이 되어버린 히틀러의 전기톱

1883년, 미국의 '하이럼 맥심'이 발명한 '맥심 기관총'은 제1차 대전 당시 동맹국이건 연합국이건 상관없이 최전선의 화력 지원용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맥심 기관총



그러나 이 기관총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중대를 편성해야만 했는데, 그 이유는 자체 무게만 60kg 이상인데다 부속 장비로 인하여 보통 4~6인이 팀을 이뤄야 겨우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맥심 기관총은 탄띠급탄식을 채택하여 분당 최대 650발의 발사속도를 가졌다. 이는 숙련된 50명의 사수가 발사하는 소총의 화력과 맞먹는 것이었을 만큼 당시에는 상상하기 힘든 경이적인 수준이었다.


이에 맥심 기관총은 거점에 거치해 놓는 형태로 방어전에서 주로 사용되었는데, 살상력이 워낙 크다 보니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승전국들이 '베르사유 조약'으로 독일의 군비를 제한할 때, 중기관총의 보유를 금지 한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허점이 있었다. 당시 맥심 기관총처럼 탄띠식 중기관총의 개발과 보유는 금지했지만 탄창식 경기관총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았던 것이다. 독일은 이러한 맹점을 파고들어 유사시 탄띠식으로도 개량이 가능한 탄창식 기관총 개발에 나섰고, 재군비 선언 직후인 1934년에 제식화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바로 'MG34 기관총'인데 겉모양이나 무게로만 보면 중기관총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MG34 기관총


겉으로는 사수와 부사수 정도의 적은 인원으로 쉽게 이동 및 설치가 가능한 경기관총이었지만 탄띠를 결합하면 화력이 중기관총 못지않았다.


탄띠를 결합한 MG34 기관총


그리고 'MG34'는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폴란드 전선에서 기존 경기관총과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며 실전에 데뷔했다.



그런데 MG34는 총열 교환이 상당히 불편했고, 오염물이 많은 환경에서 오작동을 일으키는 문제점들이 있었다. 더불어 복잡한 생산 공정으로 인하여 단가가 높아 보급에 애로가 많았다.



이처럼 실전을 통해 MG34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이를 개선하는 사업이 곧바로 시작되었다. 이때 새로운 기관총의 개발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는데 이것은 현대의 다목적 기관총 제작에도 적용되는 규칙이 되었다.


  1. 경기관총처럼 휴대하기 편하면서도 중기관총만큼의 화력을 갖추어야 한다.

  2. 생산 단가를 최대한 낮추고 대량 생산에 적합하여야 한다.

  3. 보수 및 총열 교환이 편리하고 악조건에서도 쉽게 사용이 가능하여야 한다.


이러한 목표에 따라 새로운 기관총을 개발 중이던 독일은 1940년에 점령한 폴란드에서 한 가지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바로 폴란드의 총기 엔지니어인 '스테크'가 개발한 '롤러 록킹 시스템'이었는데, 이를 이용하여 기관총의 구조를 단순화하고 연사력을 증대시킬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총열을 30초 이내에 교환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했고, 프레스 공법을 이용하여 생산 시간과 비용을 대폭 낮추었다.


1942년에 마침내 신형 기관총이 완성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역사상 최고의 기관총으로 인정받는 'MG42'이다. 최대 분당 1,500발의 엄청난 화력 지원이 가능한 MG42는 일선 분대까지 배치되어 공격용 무기로 사용되었다.


MG42 기관총


그러면서도 진지에 구축되었을 경우에는 뛰어난 방어용 무기로도 성가를 자랑하였다. 이처럼 MG42는 제2차 대전 당시에 독일군이 소부대간 전투에서 적은 병력으로도 다수의 적을 압도한 원동력이었다.



어마어마한 발사속도로 인한 특유의 소음 때문에 연합국 장병들 사이에서 MG42를 '히틀러의 전기톱'으로 불렀을 만큼 두려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를 카피하려 애썼다. 그 결과 등장한 기관총이 우리 국군도 사용 중인 'M60'이다.


M60 기관총


MG3 기관총



그리고 현재 독일 및 여러 나라에서 사용하는 'MG3 기관총'이 MG42를 7.62mm NATO탄을 사용하도록 개조한 것일 정도로 그 영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기관총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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