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새로 태어난 60만 장병의 개인화기

우리 군이 지난 1948년, 창군기에 최초로 장비한 소총은 일본군이 남기고 간 '아리사카 99식' 소총이었다. 이후 6.25 전쟁 중에 긴급히 미군으로부터 'M1 개런드' 반자동 소총, 'M1/M2' 카빈 등의 총기를 공여 받았다.


한국전쟁 중인 1952년, M1 개런드로 사격 훈련 중인 국군을 지도하는 미군



미군으로부터 공여 받은 M1 소총은 "제2차 세계대전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찬사를 받으며 명총의 반열에 오른 소총이었다. 그러나 당시 한국군의 평가는 그리 좋지 못했다. 덩치 큰 미군용으로 설계된 소총이었기에 동양인이 사용하기에는 크고, 무거웠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군은 M1 소총을 마르고 닳도록 사용했다.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중후반, 미국·태국과 필리핀·호주 등 주요 참전국 가운데 M1 소총을 개인화기로 사용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었고, 2차 세계대전의 산물이었던 M1 소총을 들고 월남 정글에 나타난 한국군은 참전국의 비웃음을 샀다.



그러나 파월 한국군이 구식 소총을 들고 놀라운 전투력을 보여준 덕분에 이들의 비웃음을 잠재울 수 있었고, 미군은 한국군을 다시 높게 평가하며, 각종 물자를 미군과 같은 수준으로 보급했다. M16 소총도 이때 처음 받았다.



그리고 1968년부터는 'M16' 소총을 국내에서 면허 생산하기로 한미 간에 합의했고, 이어 미국의 '콜트'사로부터 총기 생산에 필요한 모든 노하우와 공작기계를 지원받아 부산시 기장군 철마면의 산속에 소총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다.


1973년 11월 29일, M16 소총 생산 기지인 국방부 '조병창'이 완공되었고, 74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국방부 조병창은 1983년 대우그룹에 인수되어 '대우정밀'이 되었다가, 2006년 S&T그룹으로 인수되면서 'S&T대우'가 되었으며, 현재는 'S&T모티브'라는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상태다.


이후 국방부 조병창은 계약에 따라 M16 한국형을 약 70만 정 생산한 후에 면허생산을 종료하게 되었다.


M16


그러나 70만 정으로는 800만 명이 넘는 예비군과 유사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학도호국단에 총기를 보급하려면 턱없이 부족한 수량이었다. 결국 부족분을 새로운 국산 소총을 만들어 보급한다는 계획 아래 한국 최초의 국산 무기인 K-1, K-2 소총이 탄생했다.


K1과, K2 소총



육군 특전사가 요구한 짧고 강력한 기관단총으로 개발된 K-1이 처음 선보인 게 1980년이었고, 이어 1984년부터는 K-2 소총이 일선 부대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30여 년이 흐른 2016년 서부전선과 동부전선의 육군 2개 사단에 신형 소총이 들어왔다. K-2 소총의 개머리판을 떼어내고, 길이 조정이 가능한 신축형 개머리판을 달았으며, 플라스틱 총몸을 알루미늄으로 바꾼 이 소총은 'K2C1'이라는 제식 명칭을 얻었다.


K2C1


경량화라는 설계목표를 버리고 보다 무거운 알루미늄 재질로 바꾼 것은 세계적 추세인 레일을 달기 위해서다. 새로 보급된 K2C1은 연속 사격할 때 병사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열이 전달된다는 결점이 발견돼 생산 중단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전방 손잡이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결점을 개선해 지난 2017년 7월부터 생산·보급이 재개되었고, 전방 부대에는 보급이 거의 완료되었다.


또한 1만 8,000여정에 달하는 특수부대들의 K1 기관단총 역시 2020년부터 외국산으로 전면 교체될 예정이다. 기존의 계획대로라면 벨기에 'FN'사의 SCAR 자동소총과 독일 'HK'사의 HK-416 소총이  가장 유력했으나 최근 K2C2를 앞세운 한국의 S&T와 카라칼 CAR-816을 면허생산하는 다신기공이 뛰어들면서 4파전이 되었고 'SIG'사가 SIG-516으로 참여를 검토 중이라 5파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독일의 HK-416


벨기에의 SCAR


한국의 K2C2


여기서 S&T가 내놓은 K2C2의 특징은 K2C1 소총보다 짧다는 것이고, K2C1 소총의 개량 작업을 통해 특수 작전에 최적화된 소총으로 재탄생 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의 기본 무기인 소총은 더욱 개량되어야만 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첨단 무기가 최고인 현대전이라도 결국 지상을 점령하는 건 보병이고, 그 손에 쥐어진 건 소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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