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들이 러시아를 기피하는 이유 I
- MILITARY TALK
- 2018. 7. 26. 08:00
일반적으로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는 군이나 경찰에 편성되어 있는 것과 달리 러시아는 연방군은 물론 내무부와 연방보안국, 정보국 등에 다양한 특수부대를 설치해 운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각 다른 부대명을 가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스페츠나츠(Spetsnaz)'라는 이름으로 통칭된다.
테러리스트들 사이에서 이들은 세계 최악의 상대로 악명이 자자하다. 하지만 이러한 악명은 실력이 뛰어나서 생긴 것이 아니라 너무도 무지막지하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이들의 무지막지함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으로 '베슬란 초등학교 인질사건'이 있다.
2004년 9월 발생한 '베슬란 학교 테러 사건'은 러시아 연방 '세베로오세티야 공화국'의 베슬란이라는 도시에서 3일간 벌어졌던 베슬란 학교 인질극으로 일명 베슬란 대학살 사건으로도 불린다.
초등학교였던 이 학교는 9월 1일 개학을 맞아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붐볐는데, 이곳을 체첸반군의 강경 이슬람 테러리스트 30여 명이 점령하고, 약 1,200여 명의 어린이와 교사, 학부모들을 인질로 잡았다.
사건이 발생하자 각종 테러에 초강경 입장을 고수해왔던 푸틴 대통령은 즉각 가용한 모든 부대에게 출동 명령을 내렸다. 이에 상공은 러시아군 헬기가 뒤덮었고, 학교를 둘러싸고 러시아 연방군과 내무군 병력 수천 명이 겹겹이 포위했다. 인질극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차와 장갑차까지 동원되었다.
진압작전에 나선 것은 러시아 군과 내무군 뿐만이 아니었다. 어린이들을 인질로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베슬란 시민들이 분노하여 총과 칼, 곡괭이 등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은 다 들고 나와 학교를 에워쌌고, 저녁 무렵이 되자 학교를 포위한 시민들의 수는 3만여 명을 넘어섰다.
군과 무장 시민이 뒤섞인 상황에서 극도의 혼란이 조성됐고, 사건 발생 3일째 되던 날 시민 가운데 일부가 학교의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총탄을 발포하면서 지옥이 펼쳐졌다.
총격이 시작되자 인질 일부가 탈출하기 시작했고, 테러범들이 탈출하는 인질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이를 본 러시아군은 테러범들을 향해 장갑차에 탑재된 기관포는 물론 현장에 동원된 T-72 전차에서 125mm 고폭탄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내무군 특수부대와 '연방정보국(FSB)'에서 지원 나온 특수부대, '알파'와 '빔펠' 등의 진압부대가 학교로 진입해 테러리스트들과 총격전을 시작했다.
당시 전 세계로 생중계된 이 진압 작전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테러리스트들은 인질들을 체육관에 감금하고 인질 주변에 부비트랩과 중화기를 설치한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는데, 진압부대가 들이닥치자 인질들에 대한 무차별 사격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테러리스트들은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러시아 진압부대는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사격을 퍼부으면서도 테러리스트가 인질을 겨누면 자신의 몸을 날려 총탄을 막고 여러 발의 총탄을 맞은 상태에서도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사격을 멈추지 않았다.
어떤 대원은 테러리스트가 던진 수류탄을 몸으로 덮치는가 하면 총탄을 맞으면서도 아이들을 안고 탈출시키는 대원들도 있었다.
작전 결과는 대참사였다. 인질 1,200여 명 가운데 380여 명이 희생됐고, 7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가운데 180여 명은 어린이였다.
러시아 특수부대의 몸을 사리지 않는 무자비한 돌격에 인질 모두를 살해하려했던 테러리스트들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러시아는 테러 무력 진압 직후 배후로 지목된 체첸 저항 세력에 대한 무자비한 군사 보복으로 저항세력의 거점을 초토화시켜버렸다.
베슬란 학교의 참사 이후 러시아 국민들과 테러리스트들이 분명히 알게 된 것은 러시아를 대상으로 테러를 하면 테러리스트나 인질, 진압부대 모두 다 죽는 '이판사판'의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 이후 체첸 반군의 러시아를 향한 테러는 두번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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