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설계도를 탈취당한 프랑스가 반응이 없었던 이유 II
- MILITARY TALK
- 2018. 8. 15. 09:00
2018/08/15 - [DAILY TALK] - 모사드 첩보로 완성된 이스라엘의 자국산 전투기 I
현재도 그렇지만 전투기같이 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고가의 무기는 구상 단계에서부터 적정한 수요를 미리 창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국의 수요만으로 이를 충족할 수 없는 프랑스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대외 수출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이러한 프랑스에게 이스라엘은 한마디로 최고의 고객이었다. 따라서 이스라엘에 대한 전격적인 무기 금수는 프랑스에게도 너무나 아쉬운 조치였고, 더욱이 프랑스의 무기 금수 조치가 내려지기 전 이스라엘은 30기의 신형 미라주 5J와 기존에 사용하던 20기의 미라주 III 를 개량할 부품을 다쏘에 주문한 후 대금까지 이미 지불한 상태였다.
결론적으로 프랑스의 무기 금수 조치가 내려지고 불과 2년 만에 이스라엘이 만든 짝퉁 미라주 5J인 네셔가 비행에 성공하게 되는데, 이것은 물리적으로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다.
여기에 프랑스는 불법 카피의 형태로 이스라엘이 최신예 미라주 5J를 보유하도록 음모를 꾸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일련의 행동을 벌였다.
먼저 모사드의 활약으로 20만장에 이르는 도면을 빼내는 성과를 올렸다고 알려졌지만 당시는 오늘날 같은 전산시스템이 없어 도면을 청사진이나 필름으로 복사해야 했다.
그러나 한 트럭 분량의 도면을 아무도 모르게 복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기에 도면 전체를 빼돌리는 수법을 사용했지만 단지 한 사람의 도움으로 그렇게 많은 기밀문서를 빼돌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모사드와 '프라우엔네크'가 벌인 일로 기록되면서 핵심 도면의 유출은 프랑스와 전혀 무관한 일이 되어버렸다. 결국 금수조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당초 계획대로 항공 전력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게 되었던 반면 프랑스는 어떠한 책임도 없는 불쌍한 피해자로 취급받았다.
또 엔진이 제트기의 심장이지만 단지 이것만 확보했다고 미라주 5같은 고성능 전투기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엔진 도면을 확보한 이후 불과 1년 만인 1969년 9월 미라주 5J 시제기 제작을 완료하고, 1971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이런 전투기 개발 속도는 전시에도 찾기 힘든 엄청난 수준이고 오늘날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이스라엘이 만든 짝퉁 미라주 5J인 네셔
이에 이스라엘의 기체 제작에 '다쏘'의 개입이 노골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선 생산에 필요한 주요 설비와 2기의 미라주 5J 시제기가 금수 조치 전후에 프랑스에서 밀반출되어 이스라엘의 국영 항공기 제작사인 'IAI'로 이전되었는데, 이에 대해 프랑스 정부는 "국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여 무기 금수 조치에 나섰을 만큼 외교적 책임을 다하였지만 민간 기업인 다쏘의 순수한 경영 행위까지는 막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변명하였다.
다쏘가 민간 기업이지만 전략 물자를 생산하므로 지금도 프랑스 정부의 간섭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마치 "술 먹고 운전은 하였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궤변과 같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너무나 궁색한 변명이었다.
크피르 전투기
덕분에 몇몇 첩보영화나 스릴러에서 나오는 대로 이스라엘 모사드의 엄청난 실력과 유태인들의 뛰어난 머리와 근면 성실함으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이 최신예 짝퉁 전투기를 신속히 만들어 낸 것으로 알려졌고, 어느덧 많은 이들이 그런 것으로 믿고 있다.
이제는 전투기 개발에 워낙 많은 자금과 시간이 들어가는 관계로 F-35의 경우처럼 사전에 수요를 미리 계산하여 다국적으로 함께 개발하는 추세가 되었다.
F-35
그렇다 보니 네셔나 크피르처럼 나름대로 준수한 전투기를 만들었던 IAI도 더 이상 독자 개발이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였고 그 결과 차세대 전투기로 야심만만하게 추진되었던 '라비'의 개발을 중도에 포기하는 지경이 되었다.
그것은 IAI에게 기술적 뿌리를 제공한 다쏘도 마찬가지인데, 회심의 역작인 라팔이 판매에 난항을 겪고 있다.
라팔
어찌 되었든 냄새가 너무 많이 나지만 프랑스나 이스라엘이 솔직하게 고백하지는 않는 한 이에 관한 진실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감추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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