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말하는 한국에 핵잠수함이 필요 없는 이유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핵추진잠수함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발언은 문재인정부의 자주국방 기조를 대표하는 언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핵추진잠수함 개발 문제는 사람들에게서 잊혀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대한 이야기가 군 안팎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국회 국정감사와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도 거론됐다. 해군은 핵추진잠수함의 군사적 효과와 개발 가능 여부를 따져보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하지만 올해초부터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화해 분위기와 북미정상회담에 묻혀 연구용역결과는 발표되지도 못했다. 그러나 10~20년 뒤 중국, 일본, 러시아의 해군력에 대비해 강력한 전략무기인 핵추진잠수함을 확보하는 노력을 지금부터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계속 제기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주변국의 위협에 한국의 대응은 핵 추진 잠수함보다는 기존의 디젤 잠수함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해군 출신의 잠수함 전문가인 '브라이언 클라크'"핵 추진 잠수함은 한국의 대응에 적합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반도 주변 해역이 넓지 않기 때문에 몇 주 간의 잠항이 가능하고, 소음도 핵 추진 잠수함에 비해 훨씬 적은 디젤 추진 잠수함이 대응에 더 적합하다.""현대식 디젤 잠수함은 속도가 평균 20노트(시속 37km)로 우수한데다 자체 소음이 적어 한국에 전략적 가치가 더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전 세계 5대양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잠항 기간이 긴 핵 추진 잠수함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한국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미 해군 필독서로 뽑히는 '세계의 전투 함대' 등을 펴낸 '에릭 워타임'"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는 현명한 투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러시아의 디젤 잠수함은 2억 달러, 프랑스의 스콜피언급 디젤 잠수함은 3억에 판매되고 있는 것에 비해 미국의 전형적인 핵 추진 잠수함은 16억에서 30억 달러로 매우 비싸고 유지비도 많이 든다. 이처럼 핵 추진 잠수함은 가격이 매우 비싸고 관리도 힘들어 한국에 효용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해군 잠수함전 대장 출신으로 '왜 핵잠수함인가' 란 제목의 책을 펴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 포럼 국장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천안함 폭침 후 백령도 쪽에(수중 조기 경보망을) 일부 배치한 것으로 알지만, 백령도 등 한국적인 연안 환경은 수중 배경 소음이 높아서 작동이 제대로 안되고 조류도 세기때문에 효과가 거의 없다""동해도 해역이 넓어 북한이 원산과 신포에서 잠수함을 출항시키면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면 결국 더 성능이 우수한 잠수함으로 대응해야 하기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작은 핵 추진 잠수함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의 루비급 잠수함 (2천600t급) 같은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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