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벗어난 최초의 생명체 '라이카'의 비참한 최후
- DAILY TALK
- 2018. 7. 12. 08:00
냉전이 한창이던 1950년대 후반, 미국과 소련의 치열한 우주 전쟁 속에서 최초로 우주여행을 한 생명체는 인간이 아니라 '개'였다.
그의 이름은 '라이카'. 옛 소련 모스크바의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잡종 떠돌이 개였다.
1957년 10월 4일, 최초의 무인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의 성공적인 우주 진입 성공에 고무된 소련은 한달 안에 생명체를 우주로 보낼 계획을 세웠다. 우주 진입을 위해서는 치명적인 방사능과 살을 태우는 고온, 무중력 상태, 거친 진동 등의 악조건을 견딜 수 있어야 했는데, 이러한 악조건에 사람을 대신할 생명체가 '개'였다.
그리하여 소련은 거리를 헤매던 유기견 수십 마리를 연구실로 데려와 혹독한 훈련을 시켰고, 최종적으로 라이카가 최종 선정되었다.
그리고 1957년 11월 3일,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구소련의 '스푸트니크 2호'는 강아지 라이카를 싣고 우주로 떠났다.
무게 508㎏의 작은 캡슐에는 태양광선과 우주선의 온도, 압력을 체크하는 간단한 기기들과 두 개의 라디오 송신기 그리고 얼마간의 산소, 음식과 함께 라이카가 앉아있었다.
스푸트니크 2호는 성공적으로 우주 궤도에 진입했고, 구소련은 라이카를 대대적으로 홍보해 사회주의 인민의 영웅으로 만들었다. 전 세계는 소련이 거둔 우주여행의 성공에 놀랐고 들떴다. 이른바 '스트푸니크 쇼크'였다.
라이카는 미소 냉전 시기 미국보다 앞선 사회주의의 우주과학 기술을 상징했다. 사회주의 인민의 영웅을 넘어선 인류의 우주시대 개척자였다. 1958년 소련에서 최초로 생산된 필터 담배에는 그의 그림과 함께 ‘라이카’라는 상표가 붙었고, 루마니아, 알바니아, 폴란드, 북한 등에서 기념우표가 발행됐다.
그렇다면 인류의 우주 역사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긴 라이카의 진짜 최후는 어땠을까?
스푸트니크 2호는 지구 약 1500㎞ 상공에서 초속 8㎞의 속도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약 1시간42분 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돈다.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소련은 라이카를 지구에 귀환시킬 것으로 여겨진다.
- 영국 BBC
그러나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그 시대에 강아지 혼자 우주로 보낸다는 것은 곧 라이카가 광활한 우주에서 혼자 죽어갈 것이란 의미기도 했다. 애초에 발사체를 지구로 귀환시킬 기술 또한 없었다.
이에 소련 당국은 "라이카는 충분히 준비해둔 물과 먹이를 먹고 일주일간은 살아있을 것"이라며 "먹을 것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독약 주사를 통해 안락사되도록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발사 엿새째, 소련 당국은 "라이카가 산소 부족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후 스푸트니크 2호는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관이 되었다. 이 우주관은 발사 다섯 달 후인 1958년 4월 14일, 바베이도스 상공에서 폭발해 사라졌다.
그런데...
지난 2002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국제우주항공연맹 회의에서 옛소련의 우주과학자 '드미트리 말라센코프'가 갑자기 양심고백을 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드미트리는 "라이카는 일주일간 살아있던 것이 아니라 당일 사망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이어 "당시 스푸트니크 2호에는 엄청난 고열과 소음이 발생했고, 뜨겁게 달궈진 우주선 안에서 라이카는 쇼크사했다"고 주장했다.
라이카의 진짜 최후가 밝혀진 순간이었다.
'스푸트니크 2호' 발사 이후 소련은 1950~60년대에만 50여 마리의 개를 우주에 쏘아 올렸다.
미국은 주로 원숭이와 영장류를 쏘아 올렸다. 1961년 1월 31일 침팬지 '햄'은 약 6분 30초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지구에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우주여행을 처음으로 경험한 영장류였다. 하지만 미국은 이내 소련에 추월당했다.
석 달 뒤인 4월 12일, 유리 가가린은 인류 최초로 우주를 갔다 왔다. 더 이상 우주의 동물 영웅 이야기는 창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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